심정지 보험금, 왜 진단비는 못 받을까요? 원인 질환으로 받는 법

심정지 보험금은 심정지라는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원인이 된 질환(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진단 확정 여부로 결정됩니다. 특히 심정지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 사망 전 확정진단 검사를 받지 못한 경우, 보험사는 ‘진단확정 요건 미충족’을 이유로 심정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법원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검사 결과 부족만으로 일률적으로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고 본 사례도 있어, 결국 응급실 초기기록과 심전도 소견을 통한 소명 여부가 관건입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급성심장정지조사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생존율은 9.4%였습니다.

심정지 관련사진 제작본

심정지 보험금은 청구자 입장에서 가장 억울함을 느끼기 쉬운 영역 중 하나입니다. 상담을 받다 보면 “심정지가 왔었는데 왜 보험금이 안 나오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답은 대부분 “심정지 자체가 청구 근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심정지는 심장이 멎은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지, 독립된 질병 진단명이 아닙니다.

그래서 심정지 보험금을 받으려면 심정지를 일으킨 원인 질환의 진단이 확정되었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문제는 그 원인 질환조차 사망이 너무 빠르게 진행돼 확정진단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이 지점에서 발생하는 심정지 보험금 분쟁의 구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심정지 보험금 청구 서류를 확인하는 손 클로즈업 실사 이미지

바로 나오지 않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심정지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상 독립된 질병 진단명이 아니라 심장 기능이 정지된 상태를 가리키는 코드이기 때문입니다. 진단비 특약은 대부분 특정 질병명(급성심근경색, 뇌졸중, 허혈성심장질환 등)을 지급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어, 진단서에 ‘심정지’라고만 적혀 있으면 그 자체로는 지급 대상 질병명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에서는 진단서에 “심정지, 원인: 급성심근경색” 같은 형태로 원인 질환이 함께 기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심정지 보험금 청구의 실제 축은 이 원인 질환명이 됩니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망진단서나 시체검안서에 사인이 ‘급성심근경색증’ 또는 ‘급성심근경색 추정’으로만 기재된 경우, 보험사는 이를 곧바로 진단확정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진단비 특약은 지급 요건으로 심전도, 심장효소(트로포닌) 수치, 관상동맥조영술 등 일정한 검사 결과를 기초로 한 진단을 요구합니다.

문제는 심정지 환자의 상당수가 이런 검사를 다 받기 전에 사망한다는 현실입니다. 응급실에서는 검사보다 심폐소생술과 제세동이 우선일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트로포닌 수치는 상승 전이라 정상으로 나오거나 아예 측정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첫 문장으로 답하면, 약관에 명시된 ‘진단확정’ 절차를 문언 그대로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 거절의 핵심 논리입니다. 실무에서 보험사가 즉시 지급을 거절하는 대표적인 상황은 병원 도착 직후 사망, 심폐소생술만 시행되고 검사 없이 종료, 부검 미실시, 사망진단서에 ‘추정’이나 ‘의증’으로만 기재된 경우입니다.

여기에 기존 고혈압·당뇨·협심증 병력이 있으면 보험사는 그 병력을 사망 원인으로 돌려 심정지 보험금 자체를 부정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사건마다 결론이 갈립니다.

한 하급심 판결에서는 사망원인이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추정’된다는 사정만으로는 특약상 심정지 보험금 지급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반면 다른 사건에서는 의사가 필요한 검사를 충분히 거쳐 내린 진단이라면, 이후 다른 의사가 진료기록만 보고 사후적으로 내린 상반된 견해로 그 진단을 쉽게 뒤집을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도 있습니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다208661 판결, 허혈성심질환 진단 확정 관련 사건).

두 판결의 공통점은 결국 “검사가 아예 없었는가”, 아니면 “검사를 할 시간 자체가 없을 정도로 급박했는가”를 기록으로 구분해서 본다는 것입니다. 단정적으로 “추정 진단이면 무조건 받는다” 혹은 “무조건 못 받는다”고 말할 수 없으며, 약관과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결과가 상이합니다.

심정지 보험금 청구를 위해 서류를 정리하는 실사 이미지

유족 입장에서는 장례 절차에 집중하다 보면 초기 자료 확보 시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런데 심정지 보험금 분쟁에서는 초기 기록이 사실상 소명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아래 자료는 가능한 한 빨리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 119 구급활동일지 (현장에서의 증상 기록)
  • 응급실 초진기록과 간호기록지 (흉통 발생 경위, 심정지 진행 양상)
  • 심전도(ECG) 원본 및 판독 소견
  • 심장효소(트로포닌) 검사 결과 (측정되었다면 수치와 측정 시각)
  • 심폐소생술(CPR) 시행 기록
  • 사망진단서 또는 시체검안서
  • 기존 심장질환·고혈압·당뇨 진료 기록

I21과 I46, 코드가 왜 심정지 보험금에 중요할까요?

심전도 화면 앞에 선 의료진 뒷모습을 담은 실사 이미지

심정지 보험금 청구에서 꼭 짚어야 할 부분이 코드 분류입니다. 급성심근경색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 I21~I23 코드로 분류되는 반면, 심장이 멎어 사망에 이른 상태인 급성심장사(심정지)는 I46.1로 별도 분류됩니다. 사망진단서에 I46.1로만 기재되고 I21~I23 계열 코드가 명시되지 않으면, 보험사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논리로 심정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근거로 삼기도 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심전도 소견이나 부검 감정 결과 등 다른 자료로 심근경색과의 인과관계를 소명하면 지급으로 이어진 사례도 존재하므로, 코드 하나만으로 청구 가능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 사망진단서·시체검안서에 기재된 질병코드가 I21~I23 계열인지, I46.1(급성심장사)로만 기재됐는지 확인합니다.
  • 본인 특약이 ‘급성심근경색진단비’인지 ‘허혈성심장질환진단비’인지에 따라 보장 범위가 다르므로 약관 원문을 확인합니다.
  • 보험사가 검사 미비를 이유로 거절 통지를 보냈다면, 곧바로 포기하기보다 응급실 원본 기록을 먼저 확보하고 검토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Q. 부검을 하지 않았는데 심정지 보험금 청구에 불리한가요?
부검이 없으면 소명 자료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체로 지급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응급실 기록과 심전도 소견 등 다른 자료로도 소명할 수 있습니다.

Q. 이미 거절 통지를 받았는데 다시 다툴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추가 자료 제출이나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 신청을 통해 결과가 달라지는 사례가 존재합니다. 다만 결과는 사건별 증거 수준에 따라 다릅니다.

Q. 트로포닌 수치가 정상으로 나왔다면 심정지 원인이 심근경색이 아닌 건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심장효소는 발병 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상승하기 때문에, 사망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 경우 수치가 오르기 전에 검사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심정지 보험금도 약관과 남아 있는 기록이 결정합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사망진단서의 질병코드부터 다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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